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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똥나무에서 돈나무로 개명한 꿈 속의 사랑 남부지방의 상록수

[12월 11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똥나무에서 돈나무로 개명한 꿈 속의 사랑 남부지방의 상록수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돈나무과 돈나무속]의 유일한 종인 [돈나무]입니다. 상록 활엽수로 키가 커봐야 2m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제주도에 살고 있고 남해안과 전북 바닷가 해안가에도 일부 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5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를 맺습니다. 물론 중부지방에서도 온실이나 화분에 담겨 겨울을 실내에서 나는 돈나무도 만날 수 있습니다.


개업 축하 화분에 돈 많이 버시라고 금전수를 선물하시는 분이 많을 텐데요.  그 금전수나 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나무입니다. 돈나무의 꽃향기는 제법 그윽해서 '금목서'와 같이 '만리향'이란 별명도 있지만 줄기나 열매에서 나는 냄새는 좀 많이 지저분하고 끈끈한 점액질을 분비합니다. 물론 냄새도 좀 그렇지요. 그래서 곤충들이 들끓어 그만 똥과 같다고 똥나무란 이름을 얻게 되었고 고것이 돈나무가 된 것입니다. [돈나무]의 '돈'은 '똥'이 변해서 된 말입니다. 화투놀이에서도 11을 상징하는 것은 똥이고, 똥은 돈으로 의역됩니다. 그래서 11일인 오늘 똥나무인 돈나무를 한국의 탄생화로 정하였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착해서 똥나무를 돈나무로 살짝 개명해 주었으니 참 다행인 나무입니다.

개불알풀을 봄까치꽃으로, 부르기도 민망한 며느리밑씻개를 가시모밀이나 가시덩굴여뀌로 바꿔달라고 청원해도 잘 바뀌지 않는 것이 한번 정해진 식물 이름은 바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5월, 제가 가끔 가는 안양 수리산 만두전골집에는 근사한  돈나무 화분이 꽂을 활짝 피우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 집 주인은 이 나무가 돈나무인지 알고 키우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만두전골을 맛있게 먹고 그 돈나무와 사진도 찍고 한참 신나게 놀았습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겨울에는  무조건 따뜻한 실내에 있어야 합니다.


10,000여 종의 한국의 탄생화 목록에서 근사한 꽃이 피는 식물 중 제일 많은 종을 거느린 식물은 국화과, 백합과, 장미과입니다. 수백 종의 나무와 풀들을 거느리고 우리나라 꽃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돈나무과에는 돈나무속 돈나무 한 종이 유일한 돈나무 가문의 식구입니다. 돈나무가 참 힘든 진화의 길을 걸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2월도 어느덧 중순이 되었습니다. 세상살이가 조금 각박해도 오늘의 꽃 돈나무와 함께 건강에 유의하시면서도 웃음으로 출발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