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울릉도 호박엿? 울릉도 후박엿. 조선시대 웰빙나무 후박나무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겨울 추위를 이기는 따뜻한 남쪽 지방의 상록수 [녹나무과 후박나무속]의 [후박나무]와 그의 친구들인 [육박나무], [센달나무], 그리고 같은 녹나무과로 열대과일로 각광받고 있는 [아보카도]입니다. 아보카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온실이나 화분에 담겨 실내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녹나무과]의 자생 나무로는 오늘 탄생화인 [후박나무]를 비롯해 캄포 도마로 유명한 녹나무, 생강 냄새가 나며 봄에 일찍 꽃이 피고 가을에 멋진 단풍을 자랑하는 생강나무, 노란 단풍이 인상적인 비목나무 등 14종의 자생 나무들이 있습니다.



후박나무는 5월에 꽃이 피는데 열매는 이듬해 7월에 느긋하게 익습니다. 붉은색의 열매 자루가 푸른 잎과 까만 열매와 어울려 멋진 모습을 연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울릉도 그리고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자랍니다.
후박한 마음 때문인지 우리 몸에도 좋습니다. 후박나무껍질을 후박피라 하여 소화, 설사 등 위장병을 다스리는 약재로 사용합니다. 한약재는 보통 중국의 의서와 자료를 기본으로 만들어지는데 후박나무는 우리나라만의 토종 한약입니다. 어머니의 약손과 같이 아이들의 뱃병을 낫게 해 주니 [모정]이라는 꽃말이 붙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울릉도 호박엿이란 말의 어원도 원래는 엿에 몸에 좋은 후박을 넣어 후박엿이었다가 호박엿이 되었다고 합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후박나무는 조선시대의 웰빙식품이었습니다.



이렇게 몸에 좋다 보니 옛날 우리 조상들이 가만히 두었을 리가 없었겠지요. 온통 후박나무껍질을 벗겨 내다보니 이제 후박나무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가만히 두면 후박나무가 다른 나무들을 다 이겨 먹고 주변을 후박나무숲으로 만든다고 하는데요 사람의 간섭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후박나무 천연기념물은 부안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천연기념물 제123호) 등 6곳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