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생명의 위대한 진군. 바다에서 강으로, 강에서 습지로, 습지에서 육지로. 선태식물과 지의류
오늘 세계의 탄생화는 [이끼]입니다. 이에 맞추어 한국의 탄생화도 이끼를 비롯한 모든 선태식물 그리고 모든 지의류로 정했습니다. 선태식물은 전 세계적으로는 약 15,000종이 있으며 현재 한국의 탄생화에는 947종의 이러저러한 이끼들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참이끼류에 속하며 학생들 교과서에도 나오는 [솔이끼], [우산이끼]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끼 종류의 식물들이 그늘지고 약간 습한 곳이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의류는 균류와 조류가 조합을 이루어 상리공생하는 생물군으로 세계적으로는 이끼류와 비슷한 약 1만 5,000종이 있고 한국의 탄생화 목록에도 574종의 지의류가 등재되어 있는데 그중 검색량이 많은 10종의 지의류를 주요 탄생화로 정하였습니다. 지의류는 석이와 같이 식품으로, 송라, 솔송라와 같이 귀한 약초나 의약품으로, 또한 염료 등으로 널리 쓰입니다.
지구에서 생물의 진화는 바다 - 민물 - 습지 -육지의 순으로 생활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옵니다. 수십억 년 동안 바다에 살던 조류 식물들의 끊임없는 광합성으로 바다 밖의 대기 중에는 산소의 양이 증가합니다. 천둥과 번개 등에 의해 일부 산소가 오존으로 변해 지구 성층권에 자리를 잡습니다. 오존층이 형성되어 지구를 감싸자 자외선을 비롯한 해로운 전자기파들이 오존에 막혀 육지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이로 인해 물속에서 자외선을 피하던 생물들이 육지로 올라오기 시작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4억 7천만 년 전입니다. 지구 생명의 역사를 약 38억 년에서 40억 년으로 본다면 육지에 식물과 동물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민물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중간 과정의 동물이 양서류라면 식물은 이끼를 비롯한 선태식물입니다. 이후 육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아이들이 파충류와 양치식물입니다. 6,600만 년 전 지름 10km 짜리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자 지구를 누비던 대부분의 공룡은 멸종하였습니다. 이후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이는 포유류와 공룡의 종류 중 비교적 작고 하늘을 나는 조류들이 진화에 성공하여 번성하자 식물계에서도 꽃을 피워 종자로 번식을 하는 겉씨식물과 속씨식물이 등장하여 번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동물과 식물은 서로 짝을 이루어 진화를 하였습니다.
물속에서 살던 생물이 육지로 올라오는 것은 그 당시 생물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마치 지금의 인류가 달이나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하는 것만큼 처음에는 무모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수천만 년, 수 억년에 걸쳐 끊임없는 도전이 이루어지고 마침내 이끼류가 육지 상륙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혹독한 진화 과정을 거친 이끼류는 어떤 환경에서도 거뜬히 살아갈 수 있는데 우주 공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합니다. 만약에 인류가 화성 식민지 건설을 하게 된다면 맨 처음 해야 할 일이 물속에서 광합성을 하여 산소를 만들어 낼 남조류를 번식시키고 그 작은 산소에도 버티며 살 수 있는 지의류와 이끼류를 먼저 화성에 정착시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진화의 철학적 의미는 [생명의 연대]입니다. 우리 생명은 수십억 년 동안 함께 노력하여 진화하였고 지금 이렇게 멋지게 살아남았습니다. 지구 위의 모든 생명은 하나로부터 시작되었으며 단단하게 연대되어 있습니다. 동물과 식물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서로 소비하며 생산] 해 주며 [공기의 완전한 순환 구조]를 형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먹이가 되어주고 서로 경쟁하며 [탄생-생활-죽음]의 [창조와 진화]의 순환 고리 또한 완성하였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창조되었고 생활하면서 진화합니다. 이 모든 것이 [생각]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생각은 진화의 원인이며 창조의 동력입니다. 생각은 생명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이끼]의 꽃말은 [모성애], [포근함]입니다. 오늘 비록 날은 차갑지만 서로 서로에게서 따뜻한 사랑의 온기, 생명의 포근함을 느껴보시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그대도 나로 인해 행복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