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잎이 여덟갈래로 갈라지는 남부 지방의 명물. 팔손이나무
어제부터 시작된 첫눈이 이제는 폭설이 되어 온 세상을 백설의 왕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안양 지역도 오늘 새벽 안전 문자에 누적 37.5cm가 내렸다고 하니 11월 첫눈치고는 역대급 기상 이변이 되었습니다. 모두 안전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두릅나무과의 상록활엽수인 [팔손이]와 [통탈목]입니다. 팔손이라 8이 들어간 28일 오늘 한국의 탄생화로 정했습니다. 나뭇잎이 여덟 개로 갈라져 [팔손이]이지만 실제로는 7~9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나무 이름을 처음 듣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 제주도와 남부 해안지방에 살다 보니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겐 생소한 나무입니다. 계절의 특성상 겨울에는 한국의 탄생화에 상록수와 온실 식물 등이 많이 소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팔손이와 통달목은 지금 꽃이 피는 나무입니다.


독특한 잎의 생김과, 사람 키만 한 적당한 키, 야리야리한 멋진 꽃 때문에 인기가 좋아 중부지방에서도 심심치 않게 화분에 담긴 팔손이를 만날 수 있고, 식물원 온실에는 팔손이가 빠지지 않습니다.
몇 해 전 늦은 가을 창덕궁과 창경궁 관람을 하면서 창경궁 대온실에서 꽃이 활짝 핀 팔손이를 처음 만날 수 있었는데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편지로만 소식을 주고받던 펜팔 친구를 직접 만나는 기분이었답니다.
몇 년 전 봄에도 마산 여행을 할 때, 돝섬이란 곳을 들르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는 온실이나 화분에 담긴 아이가 아닌 스스로 자생하는 팔손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쯤이며 돝섬의 팔손이도 꽃대를 높이 들어 꽃을 활짝 열고 있을 것입니다.

두릅나무과에는 세계적으로는 약 400여 종의 자생 식물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두릅나무를 비롯하여 16종의 자생 식물과 다양한 재배 식물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인삼이나 오갈피나무처럼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식물이 있는가 하면 홍콩야자나 해피트리처럼 축하 화분의 모습으로 이제 막 우리나라에 들어온 녀석들도 있답니다.
통탈목(通脫木)은 한자어인데 이름의 유래는 알 수 없고 중국 남부 지방과 대만이 원산지로 제주도에서 관상용으로 식재하는 나무입니다. 팔손이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나무의 덩치와 잎의 크기가 더 크고, 월남쌈과 같은 라이스페이퍼의 재료가 된다 하여 영어 이름은 Rice-paper Plant입니다.

둘 다 늦은 가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보통은 11월, 12월까지 꽃이 피는데 운이 좋다면 한 겨울에도 때늦게 피는 꽃을 관찰할 수 있고 이른 봄에 열매를 맺습니다.
사람이 식재하는 통탈목과 달리 팔손이는 제주도와 남부 해안 지방에 자생하는데 통영 비진도에는 팔손이나무 자생군락지가 천연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곳을 여행하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