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다의 철학단상(哲學短想)] 당신의 주일은 안녕하십니까? 요일이야기
오늘은 요일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스도교 사람들 사이에서라면 이렇게 사용해도 어색하거나 틀리지 않은 표현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인이 아닌 분들에게는 좀 곤란한 표현이죠? 그것은 마치 우리가 한때 연주황색을 살색으로 표현했던 것과 같습니다. 흰색 피부의 백인이나 검은색 피부의 흑인들에게는 참 어이없는 말이지요.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언제부터인가 살색이란 표현은 없어졌습니다.
요일의 개념은 히브리 문화의 전통에서 온 것입니다. 창세기에 하느님께서 엿새 동안 천지창조를 하고 이레째 되는 날 쉬셨다고 해서 안식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히브리인들이 정한 안식일은 흙의 날인 토요일입니다. 이날 히브리인들은 어떠한 생업에도 종사할 수 없도록 종교적 교리와 전통을 만들었습니다. 형식은 이렇지만 내용은 노예들과 서민들에게 7일에 한 번은 쉬게 해 주는 인권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유태인들과 안식일 교회의 사람들은 이 안식일 전통에 따라 토요일을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토요일이 일곱 번째의 날이랍니다. 그래서 달력도 월요일이 아닌 일요일부터 시작을 해서 토요일에 끝나는 것입니다.
일요일이 주일이 된 것은 예수님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님께서 금요일에 돌아가시고 일요일 새벽에 부활하셨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교회 창립일이라 할 수 있는 성령강림일이 부활 후 오십 일째 되는 날인 일요일입니다. 오순절교회에서는 이날을 굉장히 중요한 날로 여기지요. 그래서 초기 교회에서 일요일을 주일로 바꾸게 되었고 가톨릭교회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고 로마제국의 규칙이 당시 로마제국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글로벌스탠더드(국제표준)이 되면서 서양력이 세계 여러 나라에 전달이 된 것입니다. 그것이 단기력을 쓰던 우리나라에도 6.25 전쟁 이후에 서양력이 단기력을 대체하면서 자연스럽게 요일 개념도 더불어 들어온 것입니다.
반면 이슬람교는 그들의 종교 전통에 따라 금요일을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철학자에겐 살아 숨 쉬는 모든 날이 주일입니다.
'주일은 쉽니다'란 음식점 입구에 붙은 팻말을 보면 '저 음식점 사장님의 주일은 일요일이 확실한가?'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주일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그 용어의 의미는 알고 쓰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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