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신라의 젊은 스님과 인도 공주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참식나무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녹나무과]의 나무들로 [참식나무속]의 [참식나무]와 [새덕이], [까마귀쪽나무속]의 [까마귀쪽나무]가 오늘 한국의 탄생화입니다.
모두 사철 푸른 잎을 가진 상록 활엽수이고 제주도와 따뜻한 남부 지방에 살고 있어 중부지방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제 겨울 시즌이라 꽃이 귀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겨울 동안에는 개화기나 결실기에 상관없이 우리나라의 상록수들이 많이 소개될 것입니다.
[참식나무]는 늦가을에 흰색에 가까운 연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그리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운이 좋다면 지금도 늦게 핀 참식나무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열매는 꽃이 진 후 녹색으로 맺히는데 겨울을 넘기고 다음 해 가을이 되어야 빨갛게 익습니다. 특히 봄에 올라오는 황금색의 새순이 축 늘어진 포인터 강아지의 귀를 닮았는데요, 꽃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새덕이]는 봄에 붉은 계열의 꽃이 피고 열매는 검은색에 가까워 참식나무와 쉽게 구별이 됩니다. 새덕이란 이름은 [새덕이]의 잎이 납작한 생선인 서대구이의 서대(서대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전남 영광의 불갑사는 진노랑상사화와 꽃무릇 축제로 유명한 사찰이지만 불갑사 뒤편에는 천연기념물 제112호로 지정된 참식나무 군락지가 있습니다. 이곳이 참식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랍니다. 이 참식나무에는 인도의 공주와 스님 간의 못다 이룬 애틋한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에 '경운'이라는 잘생기고 학식이 풍부한 젊은 스님이 인도로 유학을 갔는데, 그곳 인도의 공주가 스님에게 그만 연정을 품게 된 것이지요. 그 소문이 공주의 아버지인 왕에게 들어가자 왕은 스님에게 강제 출국을 명했답니다. 공주는 이승에서 못다 한 사랑을 저승에 가서라도 이루자며 사랑의 정표로 참식나무 묘목(씨)을 주었답니다. 이에 스님은 우리나라로 돌아와 불갑사에 이 나무를 심어 지금의 참식나무 숲이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참식나무는 아직까지 정해진 꽃말이 없는데 이 전설에 맞추어 [못다 한 사랑]으로 꽃말을 정했습니다.
[까마귀쪽나무]도 참식나무와 같이 가을에 꽃이 피고 열매는 다음 해 8,9월에 까맣게 맺힌답니다. 이 열매를 까마귀가 먹을 때 '쪽 쪽' 소리를 낸다 해서 까마귀쪽나무라 했다는 말도 있고, 녹색에서 까맣게 익어가는 열매의 색깔에서 쪽빛의 의미를 붙였다는 말도 있는데 둘 다 정확한 유래는 아닐 듯싶습니다. 지금은 까마귀쪽나무 열매가 퇴행성 관절염에 특효라고 다양한 약의 형태로도 나오고 텔레비전에 효능이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11월의 마지막 주간이 마지막 잎새처럼 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날씨도 많이 추워졌습니다. 건강에도 유의하시고 가족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하루 보내세요.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못다 한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