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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종의 철학단상] 아인슈타인. 에너지 질량 등가법칙의 철학적 사유

[여운종의 철학단상] 아인슈타인. 에너지 질량 등가법칙의 철학적 사유

9월 27일 오늘은 세계 관광의 날이고, 미국에서 역사상 최초로 철도가 개통된 날이기도 하지만 철학자인 저에게는 1905년 아인슈타인이 [에너지와 질량의 등가 법칙]을 세상에 발표한 사건이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그것은 인류가 우주의 본질에 한발 더 다가서는 위대한 여정의 일부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E=mc^2]으로 표현되는 에너지와 질량의 등가 법칙은 원자력이나 핵폭탄 등의 과학 기술적인 의미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이 법칙이 품고 있는 철학적 의미는 우리가 우주를 어떻게 보아야 하며 어떻게 우주의 본질에 접근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여 줍니다.

에너지와 질량의 등가 법칙은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이론인 특수상대성 이론을 풀이하면서 도출된 부가적인 법칙입니다. 우리 우주는 겉보기에는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질량 보존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하여 질량과 에너지는 상황의 이동이 있을 뿐 전체 총량은 고정된 상수입니다. 시간은 언제나 일정하게 흐르고 우주 공간은 평탄하게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 눈으로 보는 우주는 그렇습니다.

이는 마치 지구는 가만히 있는데 태양과 별들인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와 같은 과학자들은 어쩌면 지구와 행성들이 태양을 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우주의 중심이 지구에서 태양으로 옮겨진 대사건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우주관은 태양도 우리 은하의 중심을 열심히 돌고 있고, 우리 은하는 수천억 개의 은하 중 하나라는 우주론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태양도 우주의 중심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지구 중심에서 태양 중심의 우주관으로 바뀐 것은 인류의 오랜 관념을 깨뜨린 대혁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은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라는 우리 우주의 고정 상수를 무시하고 [빛의 속도]를 우주의 기준값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 우주에서는 어떠한 것도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면서 마주 오는 같은 속도의 차를 본다면 그 차는 나에게 시속 200km의 속도로 다가옴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빛의 속도로 달리면서 마주 오는 빛을 본다면 두 배의 빛의 속도가 아니라 그냥 빛의 속도로 다가오게 됩니다. 우리 우주에서는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조정해야 합니다. 즉 속도가 빠를수록 시간은 천천히 가야 합니다. 그래서 빛의 속도가 되면 시간은 멈추게 됩니다.

사람이 만든 것 중 가장 빨리 움직이는 것 중 하나는 인공위성입니다. 인공위성이 지구 중력에 의해 지구로 빨려 들어오지 않기 위해서는 굉장히 빠르게 지구를 돌아야 합니다. 속도가 빠르면 시간이 늦게 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공위성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갑니다. 우리가 실시간으로 많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은 인공위성의 GPS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인공위성은 자신의 느린 시간을 계속 보정하면서 우리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무튼 아인슈타인이 빛의 속도를 고정 상수로 놓고 우주를 보자 속도에 따라 시간이 변하고 또 질량인 중력에 따라서도 시간이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와 질량의 등가 법칙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공식을 도출하는 과정을 여기서 설명할 수는 없고 재미있게 풀이한 영상이 있어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수학과 과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하얗게 되고 위장에서는 토가 쏠리려 하시는 분들은 보지 마시고, 아하, 이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호기심이 발동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볼만한 영상입니다.
https://youtu.be/AjmZMsxAgrY


아무튼 아인슈타인은 1905년 특수상대성 이론에 이어 1915년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합니다. 상대성 이론의 철학적 의미는 에너지와 질량뿐 아니라 시간과 공간도 모두 같다는 것입니다. 우리 우주는 하나의 소스이며 하나의 명령체계입니다. 마치 컴퓨터 게임의 세계에서 그 공간에서는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한 시스템의 소스와 명령어이듯이 우리 우주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게임의 모든 동력은 전기에너지입니다. 우리 우주는 전자기파, 즉 빛의 속도에 의해 구동되고 있습니다. 우리 우주는 어쩌면 누군가의 게임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아니면 누군가의 생각 속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우물 속 개구리입니다. 데카르트의 깨달음. 생각이 존재의 본질임에 도달하기 위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생각해야 할까요? 아인슈타인이 물질과 에너지가 같다고 선포 한 날, 우주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