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오늘의 역사] 양자역학의 아버지 닐스 보어와 원자들의 어머니 수소 원자 이야기
1962년 오늘은 [양자역학]이라는 새 지평을 연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Henrik David) Bohr. 1885. 10. 7 ~ 1962. 11. 18)의 타계일입니다. 과학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어디서 들어 본 이름 같기는 한데'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학창 시절 과학 시간에 '보어의 원자 모형'을 배웠습니다. 돌턴에서 시작하여 러더포드를 거쳐 보어에 이르기까지 원자의 세계에 대한 탐구가 원자 모형의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비록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모든 물질의 근간이 되는 원자를 연구하는 것은 우주의 본질을 찾아가는 탐험 이야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닐스 보어를 추모하며 원자 이야기를 잠깐 해 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하여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우주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주 물질의 약 3/4는 수소 원자이고 약 1/4는 헬륨입니다. 나머지 원소들을 다 합쳐보아야 고작 전체의 2%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소는 모든 물질의 시작이고 어머니입니다. 빅뱅이론에 의하면 수소는 138억 년 전 우주의 빅뱅 시간 약 1초에서 3분 사이에 다 만들어집니다. 성경은 세상을 '빛이 생겨라!'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과학은 '수소야 생겨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빛은 우주가 생긴 지 약 38만 년 후에나 생깁니다. 그 수소로 은하와 별들이 만들어집니다. 태양과 같은 별이 타오르면서 수소가 핵융합하여 헬륨이 만들어집니다. 그 별들이 최후에는 대폭발을 하게 되는데 별의 크기에 따라 신성 또는 초신성이 됩니다. 우리 태양도 약 5~60억 년 후에는 신성 폭발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폭발 과정에서 수소를 거의 다 태우고 헬륨으로 이루어진 별은 헬륨 핵융합을 통해 산소, 탄소, 철 등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원자들이 만들어집니다.
원자는 그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그 둘레를 전자들이 돌고 있는 형태입니다. 수소 원자의 경우 전자가 하나 있는데 원자핵으로부터 전자가 있는 외각까지의 직경은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약 10의 -10m 정도의 크기입니다. 너무 작아서 일견 감이 잘 안 오지만, 원자를 10의 14 제곱배인 100조 배로 크게 확대하면 직경 약 10km가 되어 내가 사는 안양 땅만 해집니다.
원자핵은 10의 -15m이므로 100조 배 확대하였을 때 약 10cm인 야구공 크기만 해지고, 전자는 약 10의 -18m이므로 0.1mm인 먼지 크기가 됩니다. 안양시 안양 시청 한가운데에 야구공 하나 놓여 있고 안양시 경계인 석수역쯤에 먼지 한 톨 있는 것이 수소 원자의 확대된 모습입니다. 도시 크기만 한 허허벌판에 야구공 하나, 먼지 한 톨이 있다면 사실 텅 비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원자는 절대로 깨지지 않는 단단한 쇠구슬처럼 생각합니다. 전자가 너무 빨리 돌고 있어서 웬만한 힘으로는 전자의 경계를 뚫을 수 없습니다. 보어는 이를 전자구름으로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성벽과 같은 것입니다.
만약 지구를 구성하는 모든 원자들의 양성자와 전자가 합쳐지면 지구는 중성자별이 되고 크기는 대략 직경 60m인 테니스장 크기만 해집니다. 태양은 직경 6~7km로 축약되어 안양보다도 작은 도시만 해집니다.
원자의 실체를 깨달은 보어는 원자보다 더 작은 세계의 규칙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계의 규칙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코펜하겐 연구소에 많은 젊은 과학자들을 초대해서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등은 그 세계의 규칙을 하나씩 하나씩 세상에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우리는 그것을 '양자역학'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양자역학은 이제 제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세상을 변혁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어쩌면 이를 통하여 우주의 본질에 한발 더 접근하게 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류 문명을 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