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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 Um~~ . 농업인의 날. Oh~~ Yes. 농사(農事)는 성사(聖事)입니다.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 Um~~ .  농업인의 날. Oh~~ Yes.  농사(農事)는 성사(聖事)입니다.

11월 11일 오늘은 날짜를 기억하기 쉬워서인지 기념일이 많은 날입니다. 한국 농업인의 날, 보행자의 날, 광고의 날, 눈의 날 (대한안과학회), 지체장애인의 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가래떡데이, 빼빼로데이 등이 오늘을 지칭하는 말들입니다.

이 중 젊은 친구들이나 연인들은 빼빼로데이를 오늘의 날로 생각할 것입니다. 저의 사랑하는 둘째 딸과 어제 편의점에 들렀는데 막대과자를 19봉이나 샀답니다. 나눠줄 사람이 이렇게 많답니다. 이 과자의 일 년 매출 중 절반을 이맘때 올린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공식적인 국가기념일은 '농업인의 날'입니다. 2006년에 제정되어 오늘까지 이어져 오는 날입니다.  이맘때는 대부분의 추수가 끝나는 시기이고, 개신교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지내는 시기이지요. 오늘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유래는 11월 11일을 한자로 쓰면 十一月(십일월) 十一日(십일일)인데요. 열십자(十)와 한일자(一)를 합치면 土(흙 토)가 돼 '土月 土日'이 되는 의미라고 합니다.

[농업은 생명입니다]란 말과 [신토풀이(身土不二)]라는 말도 있는데요, 농부들이 농사에 자부심을 갖도록 사랑과 관심 그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또 농부님들도 지나친 농약 사용이나, GMO 농업과 같은 위험한 장난에 빠져서는 아니 되겠지요.

저도 몇 년 전에도 잠시 농부였던 적이 있는데요 그때  농사짓는 일을 가톨릭교회의 거룩한 성사로 표현한 시를 오늘 농업인의 날 시로 올려봅니다. 어제 홀연 돌풍 광우에 간신히 가지에 붙잡혀 있던 은행 단풍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더니 오늘은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는지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고 아직은 다 보내기 싫은 막바지 단풍을 즐기시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농사(農事)는 성사 (聖事)입니다
                     -  하늘바다 여운종

씨를 뿌리고 싹을 돋게 하는 일은
생명의 숨을 터 주는 일
창조의 세례성사입니다.

흙을 북돋아 주고 지주대를 세워주는 일은
크고 곧게 자라게 하는 일
굳건한 견진성사입니다.

잡초를 뽑는 김매기와 벌레를 잡는 일은
다른 생명을 멈추게 하는 일
가슴 아픈 고백성사입니다.

비가 모자란 작물에게 물을 주고
시들고 병든 작물에 비료를 주는 일
희망을 주는 병자성사입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살피는 일
내년을 위해 종자를 남겨두는 일
사랑과 종족 보전의 혼인성사입니다.

맺어진 열매에 하느님께 감사하고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일
생명 나눔의 성체성사입니다.

이 모든 한 해 농사를 계획하고
무슨 작물을 심을까 땅을 맞게 일구는 일
미리 예비하신 신품성사입니다.

농사는 이렇듯 거룩한 성사입니다
성사를 집행하는 대자연의 사제(司祭)
그 이름은 농부(農夫)입니다.

그리고
나는 농부(農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