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복 받아. 자기야. 단풍나무 중 가장 붉은 복자기와 신나무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단풍이 아름다운 단풍나무 종류로 이름에 '단풍'이란 말이 없는 단풍나무 종류들입니다. 단풍나무들은 나뭇잎의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신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있었던 단풍나무입니다.
[신나무] 잎은 셋으로 갈라졌는 데 가운데 갈래가 가장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중국단풍과 살짝 헷갈릴 수도 있는데 중국단풍은 뭉툭한 느낌으로 중국의 옛 관헌 모자를 닮은 느낌이고 신나무는 가운데 잎이 제법 길어 날씬한 느낌을 주며, 중국단풍에는 가는 잎맥이 없습니다. 신나무의 옛 이름은 ‘때깔 나는 나무’란 뜻의 ‘색목(色木)’입니다. 옛 한글 발음으로 ‘싣나모’라고 하다가 오늘날 신나무가 되었습니다. 신나무는 회흑색의 천연 염색 재료로도 쓰였는 데 스님들의 법복이나 장삼을 물들이는 데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신나무의 꽃말은 '변치 않는 귀여움'입니다.
산겨릅나무의 잎은 넓은 달걀형이며 노란색과 갈색의 중간쯤 되는 단풍이 드는데 다른 단풍들에 비해 화려하지 않습니다. 나무 기둥 녹색빛이 나고 흰색의 줄무늬가 있는 것이 산겨릅나무의 특징입니다. 벌나무, 산청목, 산저릅나무, 참겨릅나무, 봉목 등의 별명이 있습니다. 간질환 치료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약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무분별하게 벌목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나무에 비해 보기가 힘든 나무가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깊은 산속에서 자라 잘 보기 히든 시닥나무, 청시닥나무, 복자기를 닮은 복장나무 부게 꽃나무 등도 오늘 한국의 탄생화입니다.
군포시에서 이 임도길에 [구름산책길], [바람고개길] 그리고 [풍경소리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들을 붙이고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임도오거리에서 수리사로 가는 길에는 오늘의 주인공인 수십 그루 [복자기]가 길 따라 심어져 있습니다. 이맘때 이 길을 걷다보면 단풍나무 중 가장 붉다는 [복자기]의 불타는 마음과 만날 수 있습니다. 복자기의 잎은 한 줄기에 세 장의 작은 잎들이 나 있어 잎만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나도박달나무]는 [복자기]의 별명인데 나무가 천천히 자라는 까닭에 목질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해 붙여진 별명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마차의 수레바퀴 재료로 복자기가 쓰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나무 중 가장 천천히 자라고 가장 단단한 나무는 도장의 재료로 쓰이는 '회양목'입니다.
[복자기나무]는 단풍나무 중에서도 가장 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또 명품 바이올린은 대부분 복자기나무로 만든다고 하고 명품이 아니더라도 복자기나무로 만든 바이올린을 최고로 쳐준다고 하니 복자기나무는 아름다운 색과 소리를 품고 있는 나무입니다. 복자기의 꽃말은 '약속'입니다.
[복자기]이란 이름이 독특하여 복자기의 어원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 한 사이트에 복자기의 뜻을 그럴듯하게 풀어놓았는데요, 저도 이 풀이가 마음에 듭니다. 오늘 제 글을 읽으시고, 부부십계명을 잘 실천하시는 모든 부부님들께 복자기가 전하는 이 말씀을 드립니다.
자기야! 복 받아!
복 받아. 자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