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저머나먼 바다건너 하염없이 님그리다 꽃이된 나의사랑아. 해국
저머나먼 바다건너 하염없이 님그리다 꽃이된 나의사랑아
기다림은 청보라빛 멍울되어 눈물가득 고였구나 내님이여
천년이 흘러 그대를 보니 어이하리 어이하리 나의 사랑꽃이여
(해국 中에서 / 김치경 시인)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바람이 심한 해변의 바위에서 아름답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꽃을 피우는 [해국]입니다.
바다국화, 왕해국, 해변국이란 별명이 있으며, 거센 바닷바람에 다 자라야 30cm 정도로 키가 작고 바위에 바싹 붙어 서로를 의지해 무리 지어 피어납니다. 줄기는 딱딱하게 굳어 반목본의 형태입니다. 줄기와 잎에는 가는 털로 뒤덮여 있으며, 겨울에도 완전히 시들거나 없어지지 않고 푸르름을 유지하려는 반상록성 잎을 가진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흰색이나 연한 보라색의 꽃이 피며, 키는 작지만 같은 종류인 참취나 쑥부쟁이보다 크고 멋진 꽃을 자랑하고, 7, 8월경부터 피기 시작하여 11월까지 피어있는데, 다른 꽃들은 자취를 감춘 이맘때에 해변 바위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해국을 보는 것은 늦은 가을 쓸쓸한 해변에서 만나는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제주도, 울릉도, 독도 등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섬과 동해, 남해, 서해안의 모든 해변에서 잘 자라는 [해국]의 꽃말은 [순수한 사랑], [기다림], [침묵]입니다. 바닷가에서 떠나간 님을 기다리는 순결하고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간직한 아름다운 여인을 생각나게 하는 꽃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