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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우리나라에서는 행운의 나무, 중국은 출세의 나무, 서양에서는 학자의 나무. 회화나무

[10월 27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우리나라에서는 행운의 나무, 중국은 출세의 나무, 서양에서는 학자의 나무. 회화나무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우리나라에서는 행운의 나무, 중국은 출세(出世)의 나무, 서양에서는 학자(學子)의 나무라고 불리는 [회화나무]입니다. 중국이 원산지이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식재하는 나무로, 잡귀를 막아주는 상서로운 나무로 여겨 집 앞에 심었습니다. 나무의 가지 뻗은 모양이 멋대로 자라 ‘학자의 기개를 상징한다’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예전의 선비들은 이사를 가면 마을 입구에 회화나무를 심고 뒷산에는 밤에 글을 읽기 위해 불을 밝힐 기름을 짜는 쉬나무를 심어 학자가 사는 마을임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영어 이름도 [Chinese Scholar Tree]입니다.

중국 문헌에도 왕과 관리들이 만나는 궁궐의 외조(外朝)에는 세 그루의 회화나무를 심어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삼정승의 특석으로 삼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창덕궁 돈화문 안에도 이런 의미로 심은 오래된 회화나무 세 그루와 주변 회화나무까지 모두 8그루가 천연기념물 제472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서울 성균관 명륜당에도 600년 된 은행나무와 함께 그만큼 나이를 먹었을 것 같은 커다란 회화나무가 있는데 성균관 학생들에게 선비의 기상을 알려주었을 것입니다.


옛 관청 자리에도 회화나무가 많이 남아있는 데, 충청도 서산의 해미읍성의 회화나무는 200년 전 조선의 천주교 박해 때에 수많은 천주교인들을 가느다란 철사로 목매달아 죽인 회화나무가 있답니다. 그 철사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어 천주교 순교자들의 슬픈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


회화나무의 주요 유사종으로는 나뭇가지가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져 처진회화나무라 불리는 수양회화나무, 봄에 싹이 틀 때부터 노란 황금빛 잎이 나와 요즘 고급 정원수로 인정받기 시작하는 황금회화나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