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오늘의 역사] 여순항쟁. 아직도 반란인가?
1948년의 오늘은 제주 4.3 항쟁의 진압을 거부한 국군 14 연대가 여수, 순천 지역에서 봉기한 날입니다. 약 일주일간의 봉기와 진압 과정에서 군인과 경찰 그리고 3,000여 명의 무고한 시골 촌로들이 봉기한 군인들과 진압하는 군인과 경찰 사이에 끼어 참혹하게 학살당합니다. 이 사건의 원인이 되었던 제주 4.3 사건이 [제주 반란]에서 [제주 사건]으로,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주 항쟁]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변하면서, 이 사건도 [여순반란]에서 현재는 [여순사건]으로 그리고 점차 [여순항쟁]으로 역사적 평가가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세워진 여순사건 추모비의 뒷면에는 이러한 역사적, 이념적 갈등의 표현으로 말줄임표 '......'가 있습니다. 차마 말할 수도, 감히 무엇으로도 형언할 수도 없는 인고의 세월. '......'. 우리는 그렇게 한 시대를 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이런 피와 희생의 역사를 오독하고 모욕하는 세력들이 현재를 함께 숨 쉬고 있다는 것에 좌절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사상의 갈등은 일제의 억압을 간신히 벗어나 해방된 조국에서 오히려 일제보다도 더 악랄하게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은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들을 빨갱이와 파랭이, 적과 동지로 나누고 제주에서, 여수, 순천에서 그리고 마침내 동족상잔의 6.25 한국 전쟁으로 번져 수백만의 희생과 전쟁의 폐허를 야기합니다.
한국의 탄생화는 여순항쟁으로, 4.3 항쟁으로, 6ㆍ25 전쟁 중에, 또 수많은 민주화 과정 중에 억울하게 희생되신 모든 연령들을 위로하며 오늘 노란 들국화 한 송이를 올립니다.
21세기. 세계는 변화하고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나간 슬픈 역사를 뒤로하고 우리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미래에는 사상의 갈등이 무고한 시민들을 더 이상 희생 제물로 삼아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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