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가련미의 극치. 유신헌법. 한 세월을 풍미한 가련한 독재자를 추억하는 쥐꼬리망초
오늘 한국의 탄생화의 대표겪인 [쥐꼬리망초]는 우리나라의 흔한 야생화로 꽃이 작고 열매가 쥐꼬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꽃말은 [가련미의 극치]입니다.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군부독재를 이어오던 독재자 박정희는 1972년 10월 17일 오늘, 영구집권을 꿈꾸며 10월 유신을 단행합니다. 그리고 1979년 10월 16일 부마 민주 항쟁이 일어나고 열흘 후 직속 부하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의거로 궁정동 안가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아직도 그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이들이 있고, 어쩌면 10월 유신의 욕심만 부리지 않았어도 그의 최후와 역사적 평가는 달랐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가련한 독재자를 기억하며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쥐꼬리망초]로 선정하였습니다.
쥐꼬리망초과는 꿀풀목에 속하며 세계적으로는 250여 속에 2,500여 종의 식물이 있는 중간 크기의 가문이지만 한국의 탄생화에는 쥐꼬리망초, 방울꽃, 물잎풀, 입술망초 등 자생식물 4종을 포함하여 모두 15종이 등록된 아주 작은 가문입니다. 자생식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없지만 외국에서 꾸준하게 외래식물들이 들어와 식물원 온실과 꽃집과 가정의 화분에 몸을 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멕시코와 남아메리카가 고향인 [우창꽃]은 '우창'의 호를 가지신 분이 베트남에서 처음 우리나라에 들여와 [우창꽃]이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원래 이름은 [루엘리아_브리토니아나]로 줄여서 [루엘리아]로 부르며 푸른빛에 살짝 물든 신비로운 보라색 꽃이 피는데 열대성 나무답게 조건만 맞으면 거의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기를 거듭합니다. 꽃말은 [신비로움]입니다.
남아메리카가 고향인 [피토니아]도 최근 수입되어서 꽃집에 전시되기 시작했는데 아름다운 잎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품종에 따라 [피토니아_레드스타], [피토니아_화이트스타], [피토니아_알비베니스] 등이 있습니다.
중앙아메리카가 고향인 자운두견은 열대 식물이라 온실에서 만날 수 있는데 보라색의 청초한 꽃 모양이 두견화(진달래)를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대전 한밭수목원 온실에서 처음 만나 한국의 탄생화에 수록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