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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불 타는 나의 마음, 온 열정을 다해 살아온 우리 부부의 삶을 축복합니다.

[10월 6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불 타는 나의 마음, 온 열정을 다해 살아온 우리 부부의 삶을 축복합니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입니다.  1991년 10월 6일. 아내와 둘이서 하나처럼 살자며 결혼한 지 벌써 33년이 지났습니다. 제 인생 전체의 절반 이상을 아내와 함께 하였습니다. 그 사이 큰 딸은 7년 전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이제 저는 두 손주의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인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불타는 마음, 가정의 덕, 정렬, 열정, 지혜의 꽃말을 가진 샐비어와 세이지입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꽃들로 우리 토종인 곰보배추라 불리는 배암차즈기와 형제지간인데 생긴 것과 역할은 너무나 다르게 변했습니다.

오늘의 대표 탄생화는 [사루비아]로 더 잘 알려진 [샐비어]입니다. 우리말로는 [깨꽃]으로 번역됩니다.  영어로는 [Salvia]인데 영어를 발음이 아니라 알파벳 표기로 읽는 일본인의 영어 표기법에 의해 'sa-l-vi-a, 사르비아'가 'サルビア'로 표기되고 우리말로는 '사루비아'가 되었답니다.  이 꽃이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국의 화단과 화분에 식재되는데 야생 상태로 겨울을 나지는 못하지만 추위에 어느 정도 강하기 때문에 지금 길거리 화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꽃이 되었습니다. 열대의 브라질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살이풀로 분류되지만,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됩니다.

아무튼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 표기된 이 꽃의 공식 이름 [샐비어]입니다. 영어 발음을 비슷하게 표기했다고는 하지만 원어민들에게는 '사루비아'나 '샐비어'나 일본 사투리, 한국 사투리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우리말 [깨꽃]으로 소개하는 자료도 많으니 공식적으로도 우리말 [깨꽃]으로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깨꽃은 잎이 들깻잎을 닮은 아름다운 꽃이란 의미입니다.

저와 같이 60대 이상의 분들이라면 깨꽃의 꽃술을 뽑아 뒤꽁무니를 열심히 빨아먹던 어릴 적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간식거리가 없었던 그때에 깨꽃 꽁무니의 달콤함이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의 맛이었지요. 그런 추억을 되살려 얼마 전 화단에 핀  깨꽃의 꽁무니를 맛보았지만 추억 속에 남아 있던 그 맛은 아니랍니다. 깨꽃이야 변한 것이 없을 터이니 내가 온갖 달고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해져 깨꽃의 달콤함을 잃어버린 것일 것입니다.

세이지는 외국에서는 만병통치의 약초로 불리는 식물입니다. 꿀풀과 식물답게 꿀도 많고 잎을 삶아서 인후염 및 위장염에 사용하며 방부·항균·항염 등 살균 소독작용이 있으며 염증의 소염제로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개화 시기는 5~7월이라 6월 18일 배암차즈기와 함께 한국의 탄생화로 정할까 했지만 자료를 보니 가을에 개화한 사진도 올라오고 해서 샐비어와, 세이지 종류는 모두 오늘의 탄생화로 정했습니다.


오텀세이지(체리세이지)와 핫립세이지는 세이지의 변종입니다. 핫립세이지는 흰색과 붉은색의 꽃잎이 마치 연인을 유혹하려는 불타는 입술로 느껴져 이런 이름이 붙었답니다. 모든 세이지들이 붉든 푸른든 보라색이든 한 가지 꽃색인데 핫립세이지만 두 가지 꽃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1차, 2차에 걸쳐 개화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어서 요즘 화단에 많이 식재하고 있습니다.


블루세이지와 파인애플세이지, 멕시칸세이지도 소개합니다. 멕시칸세이지는 몇 년 전 대전의 한밭수목원에서 만났었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보랏빛 꽃향연이 오래도록 추억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이지에서 갈려 나온 원예종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 없는 종도 많습니다. 새로운 세이지를 만날 때마다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