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추어탕에 넣어 먹는 산초가루는 산초나무 열매의 가루일까?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결실기와 때를 맞춘 [운향과의 초피나무속] 나무들입니다. 운향과 식물은 무환자나무목에 속하며 세계적으로는 약 160여 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귤, 탱자나무, 쉬나무 등을 비롯해 자생식물 15종, 재배식물 16종이 한국의 탄생화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 중 오늘의 탄생화인 [초피나무속]에는 자생 9종이 있으니 운향과 자생식물의 3/5이 오늘 한국의 탄생화입니다. 주요 탄생화로는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를 포함 [개산초], [머귀나무], [좀머귀나무]이고 [왕초피나무]는 우리나라서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식물입니다. 모두 열매들을 약용으로 사용하는 나무들입니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는 4촌 지간으로 서로 비슷하게 생겼는데, 산초나무는 가지가 어긋나기를 하고, 초피나무는 마주나기를 하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산초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잘 자라고, 초피나무는 중부 이남의 남부 지방에서 잘 자라는데 경상도에서는 흔히 제피나무로 부릅니다.
산초나무 열매는 항암작용의 특효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잎은 쌈을 싸 먹고 추어탕 등에 넣는 산초가루 향신료는 실제로는 초피나무 열매의 가루입니다. 충청도에서 태어나 안양에서 자란 저에게 이 향신료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야리 비릿한 냄새가 납니다. 제가 청년 시절에 남원에 출장을 가서 추어탕을 먹었는데 산초가루가 탕에 섞여 나와 한 숟가락도 못 먹고 김치에 맨밥만 먹고 나온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산초가루가 몸에는 엄청 좋다고 하는데 다음에 추어탕을 먹을 때는 살짝 재도전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의 연속입니다. 오늘도 어제보다 더 행복한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