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오후의 숙녀 분꽃과 꽃포가 화려한 부겐빌레아
10월의 어느 멋진 네 번째 날 한국의 탄생화는 [4-O'clock Flower]라는 영어 이름인 [분꽃]과, 분꽃과 식물인 [부겐빌레아]입니다. 분꽃과는 세계적으로는 20여 속에 150여 종의 식물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원산인 식물은 없고,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분꽃]과, 아름다운 꽃받침 덕에 요즘 한창 각광을 받고 있는 [부겐빌레아]가 전부입니다.
둘 다 남아메리카 열대 지방이 원산으로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야생 상태로는 겨울을 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덩굴성 상록 나무인 부겐빌레아는 화분에 심어 겨울에는 실내에 들여놓아야 하고, 풀인 분꽃도 겨울 실내 월동을 하면 여러 해 살 수 있지만 화단에서는 한해살이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부겐빌레아]는 꽃보다는 꽃처럼 보이는 붉은색의 꽃받침이 아름다운 꽃입니다. 화려한 붉은 꽃받침을 배경으로 노란색의 작은 꽃이 피는 데, 실외에서는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실내에서는 사철 꽃이 피는 식물입니다. 붉은색에 어울리는 [정열]과 꽃과 꽃받침의 아름다운 [조화]가 [부겐빌레아]의 꽃말입니다.
학생들에게는 생물 시간에 배우는 '멘델의 유전법칙'으로 익숙한 꽃인 [분꽃]은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꽃이 피는데, 해가 기울어진 오후에 꽃이 피기 시작하여 다음 날 아침까지 활짝 피었다가 한낮에는 시들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시계가 귀했던 예전에는 아낙네들에게 저녁밥을 지을 시간을 알려 주는 꽃이었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도 '4-O'clock Flower'와 '오후의 숙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꽃입니다. 꽃말도 한낮에는 꽃을 닫고 있는지라 [겁쟁이, 내성적, 소심, 수줍음]이랍니다.
분꽃에서 우리가 꽃으로 부르는 나팔 모양의 꽃은 실제로는 꽃받침이 변한 형태입니다. 꽃은 퇴화되었고 긴 암술과 수술이 꽃받침과 어울려 꽃 모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까만 씨앗의 배젖은 하얀 분질인데 옛날 우리 어머니의 할머니들은 이 가루로 얼굴에 분칠을 하는 화장의 용도로 사용해 [분꽃]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