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소나무처럼 아름다운 시작이 있었다면, 향나무처럼 향기로운 마침도 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의 날입니다.
[측백나무과 향나무속]에는 크게 `향나무류`와 `노간주나무류`가 있습니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이 중 향나무류의 나무들입니다. 마침 세계의 탄생화도 `노송나무(향나무)`이고 한 해의 마지막 날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입니다. 꽃말은 [영원한 향기]와 [불멸]입니다.
향나무는 말 그대로 향이 많은 나무이고 태우면 그 향이 더욱 짙어져 연기를 따라 멀리 퍼집니다. 장례 때나 종교의식을 할 때 향불을 피우는 것은 시신의 냄새와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발생하는 땀 냄새 등의 불쾌한 잡내를 없애기 위한 수단이었으나, 점차 종교의식과 합쳐지며 부정(不淨)을 없애고 정신을 맑게 함으로써 신과 연결하는 통로라고 생각하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유사에 향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전해지는데 중국에서 들어온 향나무의 사용 용도 등을 묻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향나무가 종교의식 등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향나무의 종류로는 키가 크지 않고 옆으로 퍼져 누운 향나무란 뜻의 [눈향나무], 우물가에 주로 심는 [뚝향나무], 미국에서 건너 온 [연필향나무] 등 7종이 새로 개편된 국생정 목록에 있고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일본섬향나무]와 역시 일본 원산인 [가이즈카향나무] 등을 더해 10종의 향나무가 현재 한국의 탄생화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종의 향나무가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발견되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천연기념물로는 울릉도 해안 절벽에서 자라는 제48호, 제49호 향나무 군집을 비롯해 창경궁 향나무 등 모두 11곳의 향나무와 향나무 자생지가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름은 향나무이지만 노간주나무에 더 가까운 [곱향나무]도 있는데, 순천 송광사 천자암에는 고려 때 큰 스님 두 분이 중국을 다녀오며 짚으셨던 지팡이를 땅에 꽂아 향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쌍향수`가 유명한 곱향나무로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향나무가 똑바로 자라지 않고 비스듬히 자라다가 수평으로 자라 앉은 향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뚝향나무]도 천연기념물로 한 그루 지정되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314호로 지정된 안동 주하리의 뚝향나무로 수령이 500년이 되었습니다. 높이는 3.2m에 불과하지만 나무의 둘레는 2m가 넘어 한 사람이 감싸 앉을 수 없습니다. 이 향나무가 옆으로 퍼져 마치 향나무 숲을 이룬 것처럼 보이는데 수 십 개의 기둥을 세워 가지가 주저앉지 않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섬향나무와 일본섬향나무는 포천 국립수목원을 방문하였을 당시 처음 보았는데 눈향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 밖에도 일본이 원산으로 정원수로 많이 쓰이는 가이즈카향나무도 있습니다.
또 생긴 모양이 로켓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로키향나무_스카이로켓도 올해 처음 만난 향나무라 업그레이드하여 소개하여 드립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입니다. 한국의 탄생화에 관심과 사랑을 주시고, 저와 저희 부부와 인연을 맺고 소통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페북, 밴드, 카스 등 sns 친구들에게도 또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국의 탄생화는 2024년은 제작 작업을 마무리하고 2025년은 사회적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의 탄생화가 우리나라의 보편 문화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매일매일 만나는 꽃과 나무를 통해 생명의 연대에 대한 의미를 찾고,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창출하고, 부부사랑과 가정 화목에 도움을 주며,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씨가 뿌려져 새싹이 나고 줄기가 뻗어 마침내 큰 나무가 되듯이 한국의 탄생화도 그렇게 커져가기를 희망합니다. 기쁨과 사랑과 행복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고 합니다. 사랑이 더 커질 수 있도록 꽃과 나무에 물을 주는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