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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8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화분에 담긴 남부지방의 작은 관목. 백량금 등 자금우과 식물들

[12월 28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화분에 담긴 남부지방의 작은 관목. 백량금 등 자금우과 식물들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1년 365일 중 오늘은 362일째의 날입니다. 오늘로 2024년은 99%의 날이 지나가고 남은 날은 이제 1%입니다. 1년의 시간과 함께 한국의 탄생화도 하루하루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한국의 탄생화는 지난 1년간 우리와 함께 살고 있고, 우리에게 산소를 제공하고, 식량이 되어 주고, 약이 되기도 하고, 편안함을 주고,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누고 있는 약 10,000종의 나무와 풀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생일을 정해 주는 일을 하였습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은 사랑을 나누는 일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인의 시구처럼 서로를 사랑하는 일은 우리가 잠깐의 삶을 사는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름을 불러줄 친구들은 남부 지방과 울릉도에 사는 키 작은 상록 나무들입니다. [자금우], [산호수], [백량금]. 어디에서 한번은 들어봤을 듯한 멋진 이름을 가졌습니다. [자금우과 자금우속]의 같은 가문의 동성동본의 나무들인데도 전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나무라고는 하지만 키가 한 뼘에서 무릎 정도로 키 큰 나무들 사이에서 아래 땅을 차지하고 옆으로 자라는지라 얼핏 보면 풀처럼 느껴지는 아이들입니다. 여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익은 빨간 열매를 겨우내 달고 있습니다.

[자금우(紫金牛)]의 `자금`은 `부처님의 조각상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빛`을 뜻한다고 합니다. 부처님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중국에서 한약 본초명을 [자금우]라 정한 것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별명으로는 친구인 [백량금]에 빗대어 [천냥금]이라고 부릅니다. 꽃말도 천냥금의 별명에 맞게 [덕 있는 사람, 부, 재산]입니다.


바다에 사는 `산호`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산호수(珊瑚樹)]는 [자금우]와 비슷한데 가지와 잎에 털이 나 있고, 잎가에 톱니가 있어 구분할 수 있습니다. 별명은 [털자금우], 꽃말은 [용감, 총명]입니다.


[백량금]은 [자금우]에 비해 키가 조금 더 크고 길쭉한 잎을 가졌습니다. [자금우]의 별명이 [천냥금]인데, 이에 지지 않겠다는 듯 [백량금]의 별명은 [만냥금]이랍니다.  꽃말은 [내일의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