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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종의 철학단상(哲學短想)] 성탄특집3. 빛의 종교적 의미

[여운종의 철학단상(哲學短想)] 성탄특집3.  빛의 종교적 의미

성탄절이 이틀 남았습니다. 그래서 성탄절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접근해 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빛`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과학적으로 `빛`이 가지는 철학적 의미는 우리 우주의 [공간과 시간의 본질]이라는 것을 어제 이야기하였습니다.

종교적으로 접근하면 [빛]이 가지는 철학적인 의미는 `선(善)`과 `희망(希望)`입니다. 그중 오늘은 `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둠이 몰려온다]

옛날 서양 사람들은 `빛의 인자`와 `어둠의 인자`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빛의 상징은 선, 천사, 하느님이]고, [어둠의 상징은 악, 악마]입니다.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빛의 인자인 광자(光子)는 존재하지만 어둠의 인자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둠은 빛의 부재(不在), 즉 빛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것을 그대로 선악으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요?

[빛의 부재(不在)는 곧 어둠입니다.]
[선(善)의 부재(不在)는 곧 악(惡)입니다.]​

우리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날 수도 있고, 달처럼 그 빛을 받아 반사함으로 빛을 낼 수도 있고, 촛불처럼 언제 꺼질지 모르게 아슬아슬한 빛을 가지고 있을 수도, 호롱불처럼 작지만 오래가는 빛을 가지고 있을 수도, 전깃불처럼 도구와 기술과 배경을 이용해 빛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등대불처럼 다른 사람을 인도하는 빛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빛이 든 당신의 마음속에는 빛이 비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악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우리 스스로 악한 것이 아니라 선한 마음을 잠시 잃어버린 까닭입니다.

우리 마음에는 언제든지 빛을 낼 수 있는 전구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양심(良心)`이라고 하고, 철학적인 용어로는 `본유관념(innate idea, 本有觀念)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중세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과 맞섰던 유럽 대륙의 데카르트 등의 합리주의자들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본유관념(本有觀念)은 신에게 선물 받은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므로, 경험 없이도 인간은 사색을 통해 진리를 도출할 수 있다. '라고 하였습니다.

경험주의와 합리주의를 통합한 칸트는
'내 마음을 늘 새롭고 더한층 감탄과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속에 있는 도덕률(법칙)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우리 스스로는 어떤 빛으로 세상에 비추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의 그 빛으로 누군가 도움을 받았다면 그것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라는 예수님의 계명을 실천한 것입니다.

성탄(聖誕).  거룩한 탄생은 비단 예수님 만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는 예수님이 언제 태어났는 지도 모릅니다. 복음서의 전언에 따르면 들판에서 양을 치는 목동들에게 천사가 가장 먼저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린 것으로 보아, 또한 마구간에서 예수님을 낳았다는 그 전언을 참고하더라도 겨울보다는 여름이었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성탄은 하늘이 내게 주신 본유관념. 즉 양심의 빛으로 세상에 비추는 모든 사람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탄생이 곧, 성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