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종의 철학단상(哲學短想)] 성탄특집2. 빛의 철학적 의미
어제부터 성탄의 철학적 의미를 생각해 보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님을 빛으로 표현합니다. 어제 태양에 이어 두 번째 주제는 [빛]입니다.
오늘은 '빛'이 가지는 과학적 의미를 내일과 모레는 철학적, 종교적 의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과학적으로 [빛]은 전자기파의 한 영역으로 좁은 의미로는 우리 눈이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 가시광선입니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아 힘이 센 전자기파는 자외선, 엑스레이, 감마선이 있고, 파장이 길고 힘이 약한 전자기파로는 적외선, 전파가 있습니다. 가시광선의 영역을 벗어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이 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전파는 현대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반대로 파장이 짧고 힘이 센 전자기파도 있습니다. 자외선, 엑스레이, 감마선 등이 있는데요. 자외선은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이것을 오존층이 막아주어야 하는데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현재 지구 오존층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엑스레이는 살을 뚫고 뼈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고, 감마선을 맞으면 세포가 파괴되어 생명은 살 수 없게 됩니다. 별이 폭발하거나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도 감마선이 방출됩니다.
빛이 가지는 또 하나의 과학적 의미는 '빛의 속도'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불변의 값으로 보지 않고, 빛의 속도를 불변의 고정 값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시간과 공간이 중력과 속도에 의해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상대성 이론의 주요 요지입니다. 또 이를 통하여 물질과 에너지가 등가 변환될 수 있음을, 시간과 공간이 같은 개념 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학적 판단으로 우리 우주는 빅뱅이라 불리는 대폭발로 인해 형성되었습니다. 폭발은 팽창과 그것의 반작용인 수축을 동반합니다. 빛을 수반하는 전자기파는 팽창의 힘과 에너지이고 공간과 시간 즉 시공간은 빛의 영역입니다. 빛은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부속 인자가 아니라, 우주의 근본 요소 중 하나입니다. 빛은 본질입니다. 좀 어려운 철학적 판단이지만 우리 우주는 시뮬레이션과 같은, 혹은 컴퓨터 속 게임과 같은 전자기 영역입니다.
예수님을 빛으로 표현하면 예수님의 말씀과 그 삶이 내 삶의 본질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부처님을 빛이라 한다면 당연히 부처님의 말씀도 삶의 본질이 되겠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분들이 아니라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빛이 될 수는 없을까요? 그러면 우리 각자 모두가 생명의 본질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복음의 세상, 하느님의 나라도 올 수 있고, 부처님이 꿈꾸는 미륵의 세상도 도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의 재림 예수 사상을 보면 세말이 되면 구름을 타고 재림 예수가 나타나 나쁜 놈들은 벌하여 불타는 지옥에 떨어뜨리고, 예수를 믿는 착한(?) 사람들에게는 복을 내려 천국과 같은 파라다이스를 만든다는 것이 주요 요지입니다. 이런 사상이 나온 것은 이천 년 전인 고대 사회였으니 그 시대의 사고로는 강력한 왕권에 의한 최후의 심판을 상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겠지만,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도 그리 생각하는 것은 봉건시대적 착오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주의의 주권은 왕이 아닌 국민 개개인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르자면 재림 예수는 왕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예수의 모습으로 변화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긴 요즘, 오늘은 낮이 가장 짧은 날이 아니라 오늘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빛의 의미를 생각해 보시는 하루 보내세요. 당신이 세상의 빛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