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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종의 철학단상(哲學短想)] 성탄특집1. 태양절과 크리스마스

[여운종의 철학단상(哲學短想)] 성탄특집1.  태양절과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부터 철학의 눈으로 보는 성탄의 의미를 며칠에 나누어 조금씩 나누어 볼까 합니다.

그 첫 번째는 태양입니다. 성탄절의 유래는 동지로부터 시작되는 유럽의 고대 민속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태양절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들은 불 중의 으뜸이 태양이고 동지로부터 태양이 힘을 세져 낮이 점점 길어진다고 믿었습니다. 몇 년 전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주인공의 아버지가 인도 사람으로 조로아스터교  교인이라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역사 속으로 묻혀 사라진 줄 알았던 조로아스터교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히브리 문명인 초기 그리스도교가 희랍 문명인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는 과정에서 문화 융합이 일어나게 됩니다. 문화는 교류하게 되면 서로 섞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불교의 불상도 희랍 문명인 간다라문화와의 융합의 결과입니다. 가톨릭의 수많은 성상과 성화도 히브리 문명과 희랍 문명의 융합의 결과입니다. 우상을 절대적으로 터부시하는 히브리 문명이지만 당시 서구사회의 중심이었던 로마제국에 그리스도교가 스며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상과 성화가 만들어지고 유행되며 가톨릭교회의 새로운 문화와 전통이 되었습니다. 다만 로마제국의 몰락과 더불어 동방교회가 분리되면서 동방교회는 성화만 인정하고 성상은 우상시하게 되었습니다. 또 약 500여 년 전 루터와 칼뱅이 '성서로 돌아가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가톨릭으로부터 분리되면서 대부분의 개신교들은 성상과 성화를 모두 배척하게 됩니다.


절마다 산신각이 있는 것 또한 다른 나라의 절에는 없는 풍습입니다.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으로 산으로 쫓겨난  사찰이 산신령을 모시던 우리 민속 신앙과 합쳐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불교문화입니다. 불교는 신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인데도 말이지요.

태양의 철학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저는 [생명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에 있어서 태양은 아버지의 역할을 합니다. 땅인 지구는 어머니의 역할입니다. 태양의 빛이 뿌려짐으로 지구의 모든 생명이 시작되었고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 있어서 예수님의 위치 또한 그러합니다. 그리스도교는 예수님으로부터 하느님의 빛이 세상에 비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성탄인 크리스마스가 태양절 기간이었던 12월 25일로 정해진 것은 철학적으로도 유의미한 역사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동지를 살짝 지나고 태양의 힘이 본격적으로 움트는 날로 정한 것입니다.

올해는 오늘이 동지입니다.
우리의 옛 조상님들은 동지가 밤이 가장 길어 밤에 활동하는 귀신의 힘이 가장 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귀신이 싫어하는 붉은색의 동지 팥죽을 먹는 풍습이 생겼습니다. 반면에 고대 서양 사람들은 동지로부터 태양의 힘이 세어지기 시작하니까 태양절 축제를 지냈던 것이고 오늘날의 크리스마스로 연결된 것입니다. 생각의 차이가 풍습의 차이가 되고 문화가 되고 전통이 되었습니다.

제가 제작하는 [한국의 탄생화]도 멋진 한국의 문화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시작입니다. 내 사랑은 나의 품에 있도록 사랑으로 불타오르는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