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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둘이서 하나되는 21일 부부의 날. 내 사랑 나의 품에 굴거리나무

[12월 21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둘이서 하나되는 21일 부부의 날. 내 사랑 나의 품에 굴거리나무

오늘은 둘이서 하나 되는 21일, 12월의 부부의 날입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부부의 날은 5월 21일 하루이지만 한국의 탄생화에서는 매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하고, 부부 사랑의 의미와 꽃말을 가진 식물을 부부의 날 탄생화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부부가 우리 사회의 세포 조직인 가정의 기둥과 대들보이고 부부의 견고한 사랑이 화목한 가정, 건강한 사회 그리고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담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부부의 날 한국의 탄생화는 [내 사랑 나의 품에]라는 꽃말을 가진 [굴거리나무], 외산 식물로 최근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마란타과]의 열대 상록풀인 [마란타]와 [칼라테아]입니다.

[칼라테아_랑키폴리아]는 [부부초]라는 근사한 별명이 있어 오늘 부부의 날의 탄생화로 선정되었는데, 낮에는 잎을 활짝 펼치고 있지만 밤에는 오그라들어 서로 겹쳐지는 모습이 마치 부부가 다정하게 껴안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부부초]의 꽃말은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입니다.


[마란타]의 꽃말은 '우정'인데 잎의 얼룩이나 열대 상록성 풀의 모습이 같은 마란타과인 부부초와 닮아 곁다리로 껴들었답니다. 그렇지만 부부도 오래 살다 보면 사랑만으로는 다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부부도 친구처럼 우정과 의리로 살아가는 것이지요.


오늘 대표 탄생화인 [굴거리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푸르른 상록수로 제주도 및 남부 해안 지방에 자생합니다. 내장산이 굴거리나무가 자생하는 북방한계선이고 내장산 굴거리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내장산은 단풍으로 유명하지만 겨울의 눈 산행으로도 그만인 산인데요, 비록 추위에 좀 움츠려 있지만  눈 속에서도 푸른 잎을 펼치고 있는 굴거리나무들을 만나보시는 것도 내장산 눈 산행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굴거리나무]는 원래는 `대극과`로 분류되었으나 대극과 식물들과는 생태적 차이가 많아 최근에 별도로 [굴거리나무과]로 분가하였습니다. 그래서 [굴거리나무]와 이보다 작은 [좀굴거리나무] 두 종이 굴거리나무과 가문의 전부입니다. 400종이 넘는 국화과와 비교하면 참 초라하기 그지없는데요, 그래도 [내 사랑 나의 품에]라는 멋진 꽃말을 가지고 있어 오늘 12월 부부의 날의 대표 탄생화가 되었습니다.


굴거리나무의 어원은 굿을 할 때 쓰는 나무라 해서 굿거리나무가 굴거리나무로 변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잎은 가지 끝에서 우산처럼 돌려나기를 하는데 새순이 나오면서 암꽃은 연녹색으로 수꽃은 붉은 계열의 꽃이 피고, 새 잎들이 자리를 잡으면 아래의 묵은 잎들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헌 잎에서 새 잎으로 교차해서 넘겨준다는 의미로  `교양목(交讓木)`이라는 한자 이름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