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무심한듯 봄을 맞이하는 코딱지나물. 꽃다지
[3월 10일. 여운종 한국의 탄생화 연재] 무심한듯 봄을 맞이하는 코딱지나물. 꽃다지
봄의 풀밭에 무릎보다 작은 풀 중에 흰 꽃이 야리야리 피어있다면 십중팔구는 '냉이꽃'입니다. 만약에 그 냉이꽃 사이로 비슷한 크기와 생김의 노란 꽃이 보인다면 아마도 [꽃다지]일 것입니다. 오늘의 탄생화는 [배추과(십자화과) 꽃다지속]의 [꽃다지]입니다.

[꽃다지]는 냉이와 같은 가문인 [배추과(십자화과)] 식물입니다. 십자화과 식물은 네 장의 꽃잎이 십자 모양으로 피는 특징이 있는 가문입니다. 이른 봄, 우리나라 어디서나 따뜻한 햇볕이 드는 곳이라면 야산이나 마을의 공 터, 길가의 빈자리, 공원의 풀밭을 가리지 않고 피어납니다. 꽃이 너무 작아 자세히 보아야 노란 십자 형태의 꽃을 감상할 수 있지만 누가 심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자라는 질긴 생명력을 가진 야생화입니다.



'다지'의 뜻이 고추, 가지 등 식물에 열리는 첫 열매를 뜻하는 말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꽃다지]는 새봄에 처음으로 피는 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남부 지방은 2월 말부터, 중부지방은 3월 중하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4월이면 지천에 깔립니다.
어린순은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된장국에 넣으면 노란 봄 향기가 물씬 풍기는 꽃다지 된장국을 맛볼 수 있습니다. 나물로의 별명은 '코딱지 나물'인데 키가 작아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2월 27일의 탄생화였던 광대나물의 별명도 코딱지 나물이었습니다.
이렇게 봄의 시작하자마자 일찍 꽃을 피우고, 지천 사방에 널려 피는 흔한 꽃이고, 나물로도 먹을 수 있지만 정작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 얻은 꽃말이 [무관심]입니다.
봄이 우리에게 왔습니다. 봄꽃들의 축제가 남부 지방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내란 사태에 내란 수괴 석방이라는 기가 막힌 현실이 사람들을 괴롭혀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 겨울이 넘지 못하는 봄이 없듯이 민주주의를 이기는 독재 또한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봄도 반드시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곧 중부지방에서도 온갖 봄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그리그 북녘땅에도 봄소식이 전해질 것입니다.
1938년 3월 10일 오늘 돌아가신 도산 선생의 기일 입니다. 선생을 추모하며 선생의 유지를 생각하는 멋진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