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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의 철학단상(哲學短想)] 바둑으로 바라보는 제4차 산업혁명의 미래

하늘바다 여운종 2025. 1. 25. 08:56

[하늘바다의 철학단상(哲學短想)] 바둑으로 바라보는 제4차 산업혁명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 보겠습니다.

2016년 3월, 알파고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과 5번 바둑을 두어 4승 1패로 이겼습니다. 처음 예상으로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세계 정상의 프로 기사를 이긴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불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거의 무한대이며 승부에는 직관의 영역까지 있으므로 두세 점 정도 접어두고 두어야 비슷하다고 하였답니다.


그러나 첫판을 알파고가 이기자 사람들은 경악하였습니다. 인공지능은 치밀했고 이세돌은 특별히 실수하지 않았는데도 일방적으로 밀렸습니다. 신의 한 수라 불리는 승부수는 이세돌이 아니라 알파고가 두었습니다. 둘째 판도 알파고의 승리로 끝나자 사람들은 이세돌은 어쩌면 한 판도 이길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알파고는 너무나 완벽해 보였습니다. 세 번째 판은 당연한 듯 알파고가 이겼습니다. 네 번째 판에서 이세돌이 처음으로 알파고를 이기자 그는 어느새 세계적인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까지 사람이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바둑이 되었습니다. 다섯째 판은 아쉬움을 남기며 알파고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일 년쯤 지난 2017년 5월. 이번엔 세계 바둑 일인자인 중국의 커제가 알파고와 대결을 합니다. 알파고 역시 진화를 하여 이세돌과 대결한 알파고는 '알파고 엑스'로, 커제와 대결한 알파고는 '알파고 마스터'로 명명되었습니다. 모두 3판을 두었는데 2판은 커제와 알파고 엑스가, 마지막 3번째 판은 커제를 비롯한 중국의 프로기사 5명이 상의하면서 알파고 엑스와 대결하였습니다. 결과는 알파고의 압도적인 전승으로 끝났습니다. 두 인공지능 '알파고 엑스'와 '알파고 마스터'가 100판의 대결을 하였는데 알파고 마스터가 89승 11패를 하였다고 합니다.

요즘도 가끔 커제가 알파고와 바둑을 두는 모습이 유튜브에 소개되는 데 커제가 두 점을 미리 깔고 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알파고가 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2017년 가을. 이번에는 '알파고 제로'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합니다. 이전의 알파고는 인간의 모든 바둑 기보를 외우고 응용한 것이라면 '알파고 제로'의 특징은 인간의 기보를 입력하지 않고 바둑의 규칙만 입력한 상태에서 스스로 학습하였다는 것입니다. 알파고 제로가 공식적인 시합을 한 적은 없지만 각국의 내로라하는 프로 기사들과 인터넷상으로 60판을 시합하여 전승을 거두고 은퇴를 선언하였습니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알파고가 인간 바둑 고수들을 어떻게 상대(농락?) 하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알파고 마스터와 알파고 제로의 게임에서는 약 80%의 승률로 알파고 제로가 이긴다고 합니다.


그 후 여러 나라에서 서로 다른 알파고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커제와 신진서의 세계 바둑 결승전을 보게 되었는데 알파고는 사람이 한 수 한 수 둘 때마다 누가 더 유리한지 예측을 하고, 다음 수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가르쳐 줍니다. 바둑을 두는 기사들은 당연히 알파고의 해설을 볼 수 없었지만, 그 바둑을 해설하는 해설자들은 알파고의 착수에 경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알파고의 예측과 다르게 두면 여지없이 바둑이 불리해지었습니다.

요즘은 바둑을 사람 스승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알파고에게 배우는 학생들도 많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 지능 스포츠 바둑에서 인류는 이미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압도되었습니다. 다른 부분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요?